KBO 천만 관중·아마야구는 제자리 걸음, 현장의 생각은?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윤무선 감독

프로야구가 사상 첫 천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해, 야구대표팀은 프리미어 12, 4강 진출에 실패하며 한국 야구의 명과 암이 엇갈렸다.

무엇보다 선수층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결국, 해법은 선수 육성이다. 그리고 선수 육성의 근간은 유소년 아마추어 야구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윤무선 감독을 만나 현재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십여 년 넘게 유소년 선수를 가르쳐 온 윤 감독은 지난해 13~16세 베이브루스 월드시리즈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아 준우승을 이끈 베테랑 지도자다.

윤 감독의 "한국 야구가 지금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부적으론 잘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실은 너무 안 좋다."며 현재 한국 야구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단언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선수의 대회 참가 시 출석 인정 일수라고 설명하며 "현재 출석 인정 일수가 중학교는 35일, 고등학교는 50일이다. 학생들이 대회 경험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하고 떨어지면 상관없는데 계속 올라갈 경우 출석 인정 일수가 많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다음 대회를 포기하는 상황도 생긴다."며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대회를 통해 기본기를 다져야 하는데 기본기를 다질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바카라사이트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목표로 지난 정부부터 많은 제도 개선이 이뤄지며 긍정적인 효과도 나왔지만, 현장에선 반발이 거세다. 현재 학생 선수들이 예전처럼 수업을 빠지고 훈련하는 경우는 없다며 적어도 대회 참가를 어렵게 하는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윤 감독의 주장이다.

■ "학부모 부담 심해,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인프라 확충 필요"

윤 감독은 요즘 학생 선수의 학부모가 매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전지 훈련비를 포함해 통상 천5백만 원에서 2천만 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재능이 있어도 비용 문제로 야구를 포기하는 선수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윤 감독도 예전엔 어려운 선수를 직접 돕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도상 힘들어 사비를 털어 따로 장학금 형태로 맡겨놓는다고 한다.

학부모의 금전 부담은 야구 인기와 무관하게 더 심해졌다는 것이 윤 감독의 설명이다. "지방대회를 가면 이전에는 선수 1인당 2만 원에서 3만 원씩 지원이 체류비 명목으로 나왔다. 근데 지금은 아예 그런 게 안 나오고 있어서 부담이 더 커졌다."

비용 문제와 더불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인프라 확충이다. 윤 감독은 영남중 같은 경우엔 시설이 잘돼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지만 다른 학교들은 시설 문제로 훈련에 많은 문제를 겪는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작은 학교 같은 경우는 야구장을 빌려서 훈련한다. 서울에선 어렵고 경기도 인근으로 나간다. 그러면 교통비나 운동장 사용료 등 큰 비용이 추가된다."며 현장의 고충을 설명했다. 이어 "각 학교로 직접 나오는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프로야구의 인기가 아마추어 야구 발전으로 이어질 제도 필요해

프로야구 인가 증가로 선수 연봉이 크게 인상되고 시장도 커졌지만, 이 성장이 아마추어 야구 발전으론 크게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프로야구 신인 계약금의 7%를 모교에 물품 형태로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좀 더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윤 감독의 생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도도 참고해볼만하다. FIFA ‘연대기여금’ 제도는 선수의 성장과 육성에 기여한 학교나 클럽에 이적료의 일정 금액을 나눠주도록 하고 있다. 고액 FA 계약이 일상이 된 KBO에도 이 같은 규정이 도입된다면, 프로와 아마가 상생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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